이생규장전李生窺墻傳 감상과 이해

이생규장전李生窺墻傳은 최초의 한문 소설집인『금오신화』에 수록된 작품 중 하나로, 죽음을 초월한 남녀 간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작품 속의 주인공이 세계와 대립하는 갈등 구조가 어떻게 형상화되어 있는지에 유의하며, 고려 시대에 성행되었던 전傳 양식과는 어떤 점에서 다른지 살펴보도록 하자.

‘이생규장전’은 비록 한문으로 되어 있지만, 우리 나라 최초의 소설집이라고 할 수 있는 『금오신화金鰲新話』에 수록되어 있다. 가전 문학은 허구적인 수법이 있더라도 실제로 존재하는 개념과 사실을 근거로 삼고 있기 때문에 소설이라고는 할 수 없었으나, 이 작품은 주인공이 사랑을 성취하고 그것을 다시 잃어버리는 과정에서 세계와 대결하는 갈등 구조까지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소설의 기본 골격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이생규장전’은 사랑을 반대하는 부모, 홍건적의 불의와 폭력, 그리고 죽음이라는 그릇된 세계 질서의 속박과 횡포에 대한 주인공의 저항을 통해 인간의 자유로운 삶을 옹호하고 있다. ‘이생규장전’은 중국의 『전등신화剪燈新話』를 모방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배경이 우리나라로 설정이 되어 있고, 외적과 대결하는 한국 여인의 자주적인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는 점에서 독창성을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