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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엄하신 양반님네들의 음담 패설淫談悖說


조선 초기의 한문 서사 문학을 설명할 때에 강희맹의 『촌담해이村談解頤』를 빼놓을 수 없다. '촌담해이'란 '시골에서 하는 이야기로서 턱이 빠질 정도로 우스운 것'이란 뜻이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이길래 턱이 빠질 정도일까? 그건 바로 매우 야한 이야기를 모아 놓은 책이다. 한문으로 되어 있었으니 평범한 사람이 읽은 건 아닐 테고······, 결국 도덕 군자들의 음담패설인 셈이다. 서거정의 『태평한화골계전太平閑話滑稽傳』과 송세림의 『어면순禦眠楯』도 그런 부류의 이야기책이다.



기녀, 문학에 활력을 불어넣다


양반들의 술 시중을 들던 기녀들이 문학사에서는 예술을 보존하고 전승하는 모습으로 다가선다. 제대로 자격을 갖춘 기생이라면 가무·음률을 두루 익히고 한시에도 입문을 해야 했으니, 시조에는 능했을 것이다. 기녀들은 그들답게 사랑 노래를 지으면서 사대부 문학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표현을 갖추어 관습화되어 가던 시조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기녀들은 사대부의 문학의 전형으로 여겨지던 시조와 가사 문학의 작가층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높이 평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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