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 작품은 남편을 잃은 한 어머니가 고향을 떠나 어린 오누이와 함께 대처인 서울에 올라와서 억척과 의지로 집 한 채를 마련하기까지의 과정을 여덟 살짜리 어린 딸의 눈을 통해 그리고 있다. 표현 기법과 주제의 관계에 유의하면서 작품을 살펴보자.


작품의 줄거리


어머니는 내가 어릴 적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으로 아버지를 여의고, 오빠의 교육을 구실로 서울로 떠났다. 나도 엄마의 손에 이끌려 서울에 오게 되었다. 이 때에 어머니의 의식을 지배했던 것은 내가 신여성이 되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었다. 인왕산 기슭의 현저동 산동네 셋방에서 엄마는 삯바느질을 해 가며 오빠와 나를 키웠다. 사대문 안에서 남부럽지 않게 살 날을 기대하면서 오빠를 신앙에 가까운 믿음으로 뒷바라지 했다. 그러던 중 인왕산 기슭 달동네에 자그마한 집을 장만하게 된다. 그 집은 여섯 칸짜리였는데 마당이 세모꼴이라서 '괴불마당집'이라 불렸다. 낡은 집이었지만 서울에서 처음 장만한 집이라 엄마의 애착은 남달랐다. 그 곳에 엄마는 말뚝을 세운 것이다.


여기에서는 '나'가 송도를 떠나 서울의 성문 밖에서 셋방살이를 시작하는 부분으로, 성문 안의 의식을 요구하는 엄마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의 갈등이 잘 나타나 있다.





작품 이해와 감상


이 소설의 중심 이야기는 주로 어머니와 관련되어 있다. 서술자 '나'는 시골에서 자라다가 서울로 이주한 후 도시 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과정을 회상하면서, 자신의 어머니와 관계된 기억들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여 준다. 이 작품에는 극적인 사건이 없다 . 그저 가난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거나, 딸인 '나'를 신여성으로 키우려고 안달하는 어머니의 모습이 형상화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작가 특유의 심리 묘사와 개성적인 표현 기법 등을 통해서 독자는 일제 시대부터 6·25 전쟁 후의 시대를 집념과 의지로 살았던 '어머니'와 만나게 된다.


문학 작품의 주제는 그 작품이 소통되는 맥락에 따라 다르게 파악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소설을 오늘날의 상황이나 자신의 삶과 연관지어 바라보고, 작가가 내세우려고 하는 것과는 또다른 주제 의식을 새롭게 찾아보도록 하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