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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은 한민족의 개별 문학으로서 세계 문학의 일부를 이룬다. 개별 문학으로서 한국 문학을 정의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창작 주체로서의 '한국인', 표현 매체로서의 '한국어'와 '한국 문자'라고 할 수 있다.


우선 우리 민족은 단일 민족으로 오랜 역사를 살아왔기 때문에 창작 주체가 '한국인'이어야 한다는 규정에는 누구나 동감한다. 즉, 한국 문학은 한국인의 삶과 역사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온 생각과 감정이 표현된 문학이다. 



한글은 15세기에 이르러서야 창제되었다. 한국 문학의 규정에서 '한글'이라는 문자를 절대시할 경우, 국문 문학 이외의 모든 한문학漢文學[각주:1]은 한국 문학에서 배제되어야 한다는 경해가 성립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견해는 한글 창제 이전에 오랜 세월 동안 우리의 문자 생활이 주로 한문을 통해서 이루어졌고, 한글 창제 이후에도 문자 생활에서 한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았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근대 사회 이전의 한문학은 국문 문학과 마찬가지로 한국 문학의 중요한 일부분이다. 한문은 중국인이 사용하는 문자이지만, 동아시아의 공동 문어文語로서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언어 생활의 중요한 요소였다. 또한 우리 조상의 한문학에는 우리의 정서와 사상이 담겨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문학의 표현 매체인 언어에는 음성 언어와 문자 언어가 있다. 한때는 문자로 기록된 것만을 문학으로 보고, 구비 문학九碑文學은 한국 문학의 영역 밖에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문자의 정착 여부는 부차적인 요건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문학은 처음에 구비 문학으로만 존재하였고, 기록 문학이 나타난 이후에도 구비 문학은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구비 문학을 한국 문학의 범위에서 제외시키는 견해에는 기록 문학 중심으로 문학을 이해하는 근대적 편견이 자리잡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까지 전승될 뿐만 아니라 지금도 끊임없이 재창조되는 구비 문학은 한국 문학의 중요한 일부분으로 여겨야 한다.


  1. 한문학의 의의 : 한문학을 한국 문학의 영역에서 배제시켜야 한다는 견해는 한국 문학을 한국어와 한글로 표현된 문학으로 제한시켜, 한국 문학의 전통을 위축시킬 수 있다. 우리 문학사의 특정 시기에 한문학이 등장한 것은, 단순히 중국 문화에 대한 종속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한문으로 대표되는 동아시아의 공동 문어를 통해서 중세적 보편성을 표현하고자 했던 것으로, 우리의 문학적 전통의 일부를 이룬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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