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여러 장면을 통하여 이야기를 꾸며 내는 서사 문학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구성 원리를 가지고 있다. 시를 창작할 때에는 군더더기의 설명이나 논증이 필요하지 않으며, 구구절절 이야기를 늘어놓지 않아도 된다. 과감한 생략과 비약, 암시와 함축 등을 통해 시적 경험을 간결하게 제시할 때 공감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즉 사물(대상)의 한 단면을 순간적으로 포착하여 시적 경험을 집중시키고 이를 압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시의 심미적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 다음 작품을 예를 들어 이러한 원리를 확인해 보자. ♣ 이 시는 비록 절제된 언어를 구사하고 있지만, 한 여인의 삶에 대한 애처로운 시선과 섬세한 감정이 사실적으로 드러나 있다. 일제 강점기 농촌의 몰락과 '섶벌' 처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민족의 현실을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