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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삶/펼쳐진 문학세계 49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의 조선 문학

유교 도덕이나 윤리관에 대신하여, 시민 의식이 고취되고 문화의 대중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이 시기에는 문학적으로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국문 소설도 나오고, 사설시조도 나오고, 판소리도 나오고……. 또한, 상업 지역을 중심으로 탈놀이도 발달하였다. 독자적인 풍속화나 청화백자가 선보인 것도 이 무렵이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사회·문화의 변화

민족의 시련,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임진왜란壬辰倭亂은 7년간에 걸친 대전쟁으로 조선 사회를 전·후기로 구분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뒤이어 청나라의 침입을 받아 나라와 국민은 더욱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우리 민족은 전쟁을 겪으면서 애국·애족의 신념을 강화하게 되고, 이후 정치와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 큰 변화를 경험하게 되었다. 특히 평민이 문화의 주체로서 뚜렷하게 성장하여 시가, 서사, 극 문학 등 문학 갈래를 풍성하게 하였다.

이생규장전李生窺墻傳 감상과 이해

이생규장전李生窺墻傳은 최초의 한문 소설집인『금오신화』에 수록된 작품 중 하나로, 죽음을 초월한 남녀 간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작품 속의 주인공이 세계와 대립하는 갈등 구조가 어떻게 형상화되어 있는지에 유의하며, 고려 시대에 성행되었던 전傳 양식과는 어떤 점에서 다른지 살펴보도록 하자. ‘이생규장전’은 비록 한문으로 되어 있지만, 우리 나라 최초의 소설집이라고 할 수 있는 『금오신화金鰲新話』에 수록되어 있다. 가전 문학은 허구적인 수법이 있더라도 실제로 존재하는 개념과 사실을 근거로 삼고 있기 때문에 소설이라고는 할 수 없었으나, 이 작품은 주인공이 사랑을 성취하고 그것을 다시 잃어버리는 과정에서 세계와 대결하는 갈등 구조까지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소설의 기본 골격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이생규장..

주세붕과 황진이의 시조

모두 6수로 이루어진 주세붕의 ‘오륜가五倫歌’는 삼강오륜의 유교 사상을 노래하고 있다. 두 번째 수인 ‘아버님 날 나ᄒᆞ시고~’는 삼강오륜 중 ‘부자유친父子有親’의 덕목을 다룬 시조로, 부모의 은혜는 끝이 없다는 교훈을 전하고 있다. 황진이의 시조는 순수한 인간적 서정의 태도를 잘 펼쳐 보였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임이 오는 봄밤은 짧게 느껴지고 임이 오지 않는 겨울밤이 길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정서인데, 긴 밤에 허리를 잘라 이불 아래 넣어 두었다가 임이 온 밤에 펴겠다는 것은 일상적인 생각을 뛰어넘는 표현이다. 이와 같은 기녀 시조는 세련된 표현 기교를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순수 국어를 잘 구사하였으며, 내용면에서는 남녀 간의 애정 및 인간의 정서를 솔직 담대하게 표현하였다. 기녀들이 시조를 ..

고려 말기 시조의 탄생

고려 말기에 형성된 시조詩調는 조선 시대에 오면 한글의 창제에 힘입어 국문 서정 시가로서 자리매김하게 된다. 서로 다른 계층에서 창작된 시조를 통하여 주제·소재면에서 다양해진 조선 전기 시조의 특징을 알아보자. 고려 시대에 발흥한 시조는 조선 시대에 들어 사대부 계급의 대표적인 국문 서정시가 되었다. 고려 시대의 시조가 충절忠節이나 회고懷古 중심으로 노래하였다면, 조선 전기의 시조는 성리학적 이념을 비롯하여 안빈낙도하는 선비의 삶, 남녀간의 사랑 등으로 주제가 훨씬 다양화되었다. 원천석의 시조는 고려 왕조 멸망의 한을 노래한 전형적인 회고시로서, 고려의 충신이었던 작가가 옛 도읍지였던 개성의 궁궐터를 돌아보면서 지난날을 회고하고 세월의 덧없음을 노래하고 있다. 송순의 ‘십 년을 경영ᄒᆞ여~’에서는 산수의..

조선 시대 소설 문학의 탄생

고려 시대의 가전 문학은 조선 시대 초기에도 계승되어 보다 발전하였다. 사람의 마음을 의인화하여 표현한 김우옹의 '천군전天君傳', 임제의 '수성지愁城誌', 그리고 꿈 속에서 겪은 일을 기록한 심의의 '대관재몽유록大觀齋夢遊錄', 임제의 '원생몽유록元生夢遊錄'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한편, 조선 초기에 편찬된 성현의 『용재총화慵齋叢話』 및 어숙권의 『패관잡기稗官雜記』, 서거정의 『태평한화골계전太ㅊ平閑話滑稽傳』, 강희맹의 『촌담해이村談解頤』 등은 패관 문학 작품이나 골계적인 소화笑話 등을 담고 있다. 이러한 설화 문학의 전통들이 축적·발전되어, 마침내 소설이 탄생하게 되었다. 김시습은 '만복사저포기萬福寺樗浦記', '이생규장전李生窺墻傳', '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남염부주지南炎浮州志', '용궁부연록龍宮赴宴..

조선 시대 시조·가사 문학의 일반화

고려 후기에 형성된 시조詩調는 조선 시대에 들어 사대부 계급의 대표적인 국문 서정시로 자리잡았다. 시조에 담긴 사대부의 정신 세계는 충忠이나 효孝와 같은 유교 이데올로기를 전달하여 백성을 이념적으로 교화하는 경향과 자연과 친화하면서 은일의 삶을 구가하는 경향으로 나누어진다. 이이의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 정철의 '훈민가訓民歌' 등이 유교적 이념을 담고 있다면, 맹사성의 '강호사시가江湖四時歌', 이현보의 '어부사漁父詞', 이황의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등은 자연 친화적인 성향을 보여 주고 있다. 한편, 황진이와 같은 기녀는 남녀 간의 진실한 사랑을 노래한 시조를 남겼는데, 그들은 시조의 대중화와 일반화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 가사 문학 역시 조선 전기에 들어 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가사는 시조..

훈민정음 창제와 국문 문학의 발달

고려 말에 정치적인 힘을 가진 세력으로 새롭게 등장한 사대부는 이성계를 중심으로 조선을 건국하였다. 사대부 계급은 불교 대신에 성리학적 이념을 내세워서 정치·신분 제도를 정비하고 사회 체제를 개편하였다. 정치·사회의 안정과 국력의 충실은 조선 왕조로 하여금 초기부터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우게 하였다. 특히 유학儒學을 정치·사회·문화의 바탕으로 삼으면서 학문 활동이 크게 진전되었고, 왕성한 민족적 자각과 전통 문화에 대한 자부심은 마침내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하기에 이르렀다. 훈민정음의 창제는 국문학사에 있어서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한문을 이용한 한문학이나, 한자의 음과 훈만을 이용한 향찰 문학 대신에 국문으로 표현하고 기록하는 자국어 문학이 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말과 우리글을 갖추..

기녀, 문학에 활기를 불어넣다

근엄하신 양반님네들의 음담 패설淫談悖說 조선 초기의 한문 서사 문학을 설명할 때에 강희맹의 『촌담해이村談解頤』를 빼놓을 수 없다. '촌담해이'란 '시골에서 하는 이야기로서 턱이 빠질 정도로 우스운 것'이란 뜻이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이길래 턱이 빠질 정도일까? 그건 바로 매우 야한 이야기를 모아 놓은 책이다. 한문으로 되어 있었으니 평범한 사람이 읽은 건 아닐 테고······, 결국 도덕 군자들의 음담패설인 셈이다. 서거정의 『태평한화골계전太平閑話滑稽傳』과 송세림의 『어면순禦眠楯』도 그런 부류의 이야기책이다. 기녀, 문학에 활력을 불어넣다 양반들의 술 시중을 들던 기녀들이 문학사에서는 예술을 보존하고 전승하는 모습으로 다가선다. 제대로 자격을 갖춘 기생이라면 가무·음률을 두루 익히고 한시에도 입문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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