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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삶/펼쳐진 문학세계 49

문학·예술의 발생학적 기원설

문학과 예술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심리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인간의 실제적 필요에 의해서 생겨났다. 이러한 주장은 고고학이나 인류학적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원시 예술의 소재는 주로 수렵, 전쟁, 사랑, 노동 등 실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들이다.여러 유적들을 살펴볼 때, 문학과 예술의 출발은 인간의 생존을 위한 행위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라스코Lascaux 동굴 벽화 프랑스 도르도뉴 지방의 석회암 동굴에 있는 구석기 후기의 암벽화. 이 동굴에는 들소뿐 아니라. 야생마, 사슴, 염소 등이 마치 살아 움직이듯 생생하게 그려져 있고, 주술사呪術師와 같은 인물도 그려져 있다. 구석기인들은 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고구려 무용총舞踊塚 수렵도 그림의 사냥꾼은 말 위에 앉아서 깃털이 달린..

한국 문학의 흐름과 양상

한 시대의 문학 문화는 그 시대의 사회·문화적 환경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된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진 문학 문화에는 그 민족의 삶의 발자취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따라서 한국 문학의 흐름과 양상을 이해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삶을 이해하고, 그들이 지향했던 전통과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 지금부터 우리 민족이 수천 년의 역사를 거치면서 이룩해 놓은 문학사의 흐름과 양상을 살펴보게 될 것이다. 문학사의 구분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것은 사회·문화의 흐름이다. 사회·문화의 변동 양상에 따라 한국 문학사는 크게 고전 문학사와 현대 문학사로 나뉜다. 고전 문학사의 경우에는 원시·고대 국가 시기의 문학, 고려 시대의 문학, 조선 전기의 문학, 조선 후기의 문학, 현대 문학사의 경우에는 개화기의 문학, 일제 ..

역사와 함께 숨쉬는 아리랑

9월 15일 개최된 시드니 올림픽에서 아리랑의 선율이 은은하게 깔리는 가운데 손을 맞잡은 남북한 선수들이 하늘색 한반도 기를 앞세우고 입장할 때 관중 모두가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 순간 아리랑은 지구촌에 울려 퍼지는 희망과 평화와 감동의 메시지였다. 대체 아리랑은 무엇이기에 싸늘하게 닫혔던 마음의 벽을 이처럼 녹일 수 있단 말인가. 반세기 동안 얽힌 매듭을 한 올씩 풀어낼 수 있단 말인가. 아마도 아리랑은 아득한 옛날부터 우리 민족사의 흐름을 같이해 온 질기디 질긴 생명력의 노래이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에서 아리랑은 "예술은 영웅적 투쟁 모습을 그려야 한다"는 기조에 따라 이념적인 색체를 강조해 '피바다'식 혁명 가극인 '밀림아 이야기하라'에 등장하기도 한다. 아리랑의 내용은 대체적으로 민족적 정서에 중..

'흥보가' 중에서 - 강도근 5가 전집

'흥보가'의 해학적 인물 유형 작품의 표면적 전개에서는 놀부를 나무라고 흥부를 옹호하면서 권선징악의 결과를 보여 준다. 그러나 놀부를 나무라는 방식이 실제로는 훈계가 아닌 풍자의 방식이어서 놀부의 놀부다운 성격이 오히려 잘 드러나고, 흥부를 옹호하는 방식은 해학적이어서 흥부의 무능력함 또는 잘 드러난다. 그뿐만 아니라. 능력 있는 양반과 무능한 하층민의 관계에서는 놀부를 긍정할 만한 이유가 있고 힘있는 부자와 연약한 빈민의관계에서 본다면 흥부를 동정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 풍자와 해학의 얽힘은 매우 복잡하다.

정선 아리랑의 유래와 특징

'정선 아리랑'은 영서·영동 지방에 분포되어 전해 내려오는 구슬프고 구성진 가락을 지닌 노래로, 일명 '아라리'라고도 불린다. 조선 초, 고려 왕조를 섬기던 선비들이 낙향하여 입지 시절의 회상, 가족에 대한 그리움, 고난을 겪어야 하는 심정 등을 한시로 읊은 것이 그 지방에 구전되던 토착요에 접목되어 유래하였다. '정선 아리랑'은 다른 민요와 마찬가지로 한 가지의 일이나 하나의 전설을 소재로 하여 부른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시대의 흐름에 따른 인간상이나 감정을 속임없이 전래의 가락에 맞추어 불렀는데, 자연과 인생을 비유하여 노래한 것과 진리를 노래한 것이 대부분이다.

조명희의 '낙동강' - 운명에 순응하는 삶

낙동강가 농부의 아들인 박성운은 독립 운동으로 투옥되었다. 나온 후 아버지와 함께 서간도로 떠난다. 그리고 5년 동안 독립 운동에 가담하였으나 사회주의자로 전향하여 귀국한다. 귀국 후 고향으로 돌아와 농민 운동과 소작 쟁의 투쟁을 하다 체포되어, 고문 끝에 병보석으로 나와 죽는다. 성운의 애인이며 백정의 딸로 사범학교를 졸업한 인텔레 로사는 그의 유지를 계승할 것을 결심하고 대륙으로 떠난다.

김동리의 '역마' - 역마살의 운명

이 소설은 역마살, 혹은 당사주唐四柱로 표상되는 한국인의 전통적인 운명관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운명에 패배하는 인간의 모습이 아니라, 오히려 그에 순응함으로써 인간 구원과 도달하고자 하는 삶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전통적 삶의 모습을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비교하면서 작품을 수용해 보자. 이 작품은 '무녀도', '황토기', '바위' 등의 작품과 함께 김동리의 운명론적 문학관을 보여 주는 초기 대표작 중의 하나로, 한국 문학의 고유한 특질과 민족적 특성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려 했던 작가 정신을 엿볼 수 있다. '역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은 대부분 자신의 의지나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운명적으로 주어진 역마살에 둘러싸여 있다. 성기가 계연과 결혼할 수 없음을 알고 유랑의 길을..

꽃밭의 독백 - 파소 단장婆蘇㫁章

이 작품은 『고구려국본기』에 실려 있는 '파소 설화'를 변용하여 구도자의 신앙적 염원인 절대 세계에 대한 소망을 표현하였다. 전통 설화의 현대적 수용이 가져다 줄 수 있는 문학적 효과와 그 의의가 무엇인지 판단하면서 작품을 수용해 보자. '꽃밭의 독백'에서 시인은 '파소'라는 설화적 주인공, 즉 전통 설화에서 차용한 인물을 시적 주인공으로 등장시킴으로써 독특한 문학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파소'는 부여 황실의 딸로 남쪽으로 내려와 신라의 시조인 박혁거세를 낳은 인물이다. 이 시는 '파소'가 집을 떠나기 전, 집 꽃밭에서의 독백을 시화한 것으로 인간 세계의 유한성과 인간 본질의 한계성을 뛰어넘으려는 구도 정신을 보여 주고 있다. 이 작품은 전통 설화의 상상력을 통해 시적 상상력의 안정감을 획득하고, 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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