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도시 문명 속에서 펼쳐지는 소설가의 하루 행적을 독특한 기법으로 그려 낸 소설이다. 이러한 기법이 작품의 미적 구조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파악해 보도록 하자. 또한 도시를 산책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주인공의 의식을 일제 강점기를 살아가야 했던 당대 지식인의 고뇌와 연관지어 이해하여 보자. 작품의 줄거리 스물여섯 살의 구보 씨는 동경 유학까지 하고 돌아왔지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소일이나 하는 작가이다. 집을 나선 구보는 서울 시내를 배회하면서 거리의 여러 풍경이나 군중과 마주칠 때마다 고독과 행복에 대해서 생각하고, 동경에서의 일을 회상하기도 하며, 다방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연인들을 바라보면서 질투와 고독을 느낀다. 친구들과의 목적 없는 만남 뒤에 구보는 종로 술집에서 친구와 술을 마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