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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일제 강점기 말에 활동했던 '문장파'의 문학적 이념과 창작 경향을 잘 보여 주는 시이다. 이 시를 수용할 때에는 시인이 정신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바를 당시의 시대 현실과 연관지어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어두운 시대를 이겨 내려는 시인의 정신적 태도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생각하며 비판적으로 수용해 보자.
이 시에서 그리고 있는 '장수산'은 신비스러울 정도로 고요한 세계로, 인적이 없는 절대 고요의 공간이다. '깊은 산 고요가 차라리 뼈를 저리우는' 장수산 깊은 골에서 서정적 자아는 세상과 단절되어 심한 고절감孤節感을 느끼고 이다. 그는 세속적인 승부를 초월한 '웃절 중'의 자족과 여유의 태도에서 '장수산 속 겨울 한밤'을 '차고 올연히 슬픔도 꿈도 없이' 견딜 수 있는 태도를 배우게 된다.
이 시가 일제 강점기 말에 지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장수산 속 겨울 한밤'을 견뎌 내는 서정적 자아의 태도는 암울한 시대 현실을 대응하는 시인의 태도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견인주의堅忍主義 정신은 전통적 사상과 이념을 내세우면서 일본 제국주의에 맞섰던 문장파의 세계관을 전형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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