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바다'로 상징되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동경과 좌절을 감각적인 이미지와 상징적인 시어로 표현해 내고 있다. 주관적인 감정을 객관적 사물을 통해 드러내는 이미지즘적 기법을 이해하고, 이를 창조적으로 재구성하는 활동을 통하여 심미적·인식적 체험의 기회를 얻도록 하자.
이 시에서 '나비'는 낭만적 꿈을 가진 순수하가 연약한 존재이다. 이러한 '나비'가 근대 문명을 상징하는 거대한 '바다'와 직면했을 때를 상상해 보자.
이 시는 '나비'의 흰색과 '바다', '청'의 파란색을 감각적으로 대조시킴으로써 모드니즘 시의 회화성을 잘 보여 준다. 일제 강점기의 근대적 지식인들의 순진하고 낭만적인 정서와 거칠고 냉혹한 시대 현실이 대조적으로 잘 드러나 있다.
이 시의 주제는 '바다'와 '나비'의 상징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 한국 근대 문학에서 '바다'는 서구 문명이 수용되는 통로이자 동경의 대상으로 그려지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바다' 역시 이러한 관섭적 상징성을 지닌다. 이 때 '나비'는 근대 문명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인간, 또는 근대 문명의 부정적 측면을 파악하지 못하고 좌절하는 지식인을 상징한다.
서정적 자아는 1연에서 나비와 감정 이입 관계에 있다가, 2연에서는 객관적인 위치에, 3연에서는 나비를 연민하는 입장에 서 있다. 생명과 평화를 상징하는 꽃을 추구하던 나비는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고 접근하였다가 지쳐 돌아온다. 바다는 결코 청무밭이 아니었으며 그 곳에는 당연히 그리던 꽃도 존재하지 않았다. 나비는 공포의 깊이도 모른 채 바다에 앉으려다가 무참히 실패하고 만다. 서글퍼진 나비의 모습이 허리가 잘린 초생달에 비유되어 더욱 가냘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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