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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림의 '산'에서는 한여름에 들렀던 가야산과 지금 보고 있는 가야산의 이미지가 1연에 겹쳐져 있고, 2연에서도 자유로운 시선의 이동이 나타나 있다. 서로 동떨어진 듯한 사물, 이미지를 나란히 놓아 연상에 의해 결합하도록 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서정적 자아의 시선은 서로 다른 두 곳, 즉 서설 속에서 "비로소 벙그는 매화 봉오리"(1연)와 "면벽한 노승 눈매에 도는 미소"(2연)를 향하고 있다. 서정적 자아의 시선이 향하는 두 대상은 외적으로 보면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하지만 추운 계절을 이겨 내고 꽃을 피워 낸 매화와 같이, 노승 역시 오랜 고행과 수련 끝에 득도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두 대상은 내적인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즉, 시인은 병치의 수법을 빌어, 모두 오랜 정진 끝에 도달한 깨달음의 기쁨을 효과적으로 그려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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