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5일 개최된 시드니 올림픽에서 아리랑의 선율이 은은하게 깔리는 가운데 손을 맞잡은 남북한 선수들이 하늘색 한반도 기를 앞세우고 입장할 때 관중 모두가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 순간 아리랑은 지구촌에 울려 퍼지는 희망과 평화와 감동의 메시지였다. 대체 아리랑은 무엇이기에 싸늘하게 닫혔던 마음의 벽을 이처럼 녹일 수 있단 말인가. 반세기 동안 얽힌 매듭을 한 올씩 풀어낼 수 있단 말인가. 아마도 아리랑은 아득한 옛날부터 우리 민족사의 흐름을 같이해 온 질기디 질긴 생명력의 노래이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에서 아리랑은 "예술은 영웅적 투쟁 모습을 그려야 한다"는 기조에 따라 이념적인 색체를 강조해 '피바다'식 혁명 가극인 '밀림아 이야기하라'에 등장하기도 한다. 아리랑의 내용은 대체적으로 민족적 정서에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