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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줄거리
주인공 국순의 90대 조상인 모牟[보리]는 후직[농사를 맡은 벼슬]을 도와 백성들을 먹여 살린 공이 있었다. 모는 청렴하고 임금을 쫓아 원구[하늘에 제사지내는 단]에 종사한 공으로 중산후에 봉하여졌고, 국씨鞠氏라는 성을 받았다. 위나라 초기에 이르래 국순의 아버지 주酎[소주]가 출세하여 세상에 이름이 알려졌다가 나라가 어지러워지자 벼슬을 버리고 죽림에서 놀았다.
국순의 기국과 도량이 크고 깊어 맑게 해도 더 맑지 않고, 흔들어도 흐려지지 않았으며, 그 맛이 한때에 드날리고 자못 사람에게 기운을 더해 주었다. 군신의 회의나 국가의 중대사에 반드시 국순이 나아감에 마침내 권세를 얻게 되었다. 그러나 국순은 전벽錢癖[돈을 밝히는 병통]이 있고 왕의 마음을 혼미케 한다 하여 당시의 의론이 그를 좋지 않게 여겼다. 국순이 늙어 관을 벗고 물러날 때 임금에게 아뢰기를, '신이 작爵을 받고 사양하지 않으면 마침내 망신할 염려가 있사오니 신을 집에 돌아가게 해 주시면 족히 그 분수를 알겠나이다.'라 하고 집에 돌아와 갑자기 병이 들어 하루 만에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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