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규의 '풍장'과 천상병의 '귀천'
두 작품에 나타난 작가의 삶의 태도를 이해해 보자. 황동규의 '풍장' 이 시에서는 시적 자아가 자신이 죽을 경우 풍장해 줄 것을 부탁하면서, 아울러 시간의 경과에 따른 풍장의 과정을 담담하면서도 비장한 어조로 진술하고 있다. 시적 자아가 풍장을 염원하는 것에서 허무주의에 바탕을 둔 작가의 현실 인식과 초월적 세계에 대한 지향을 엿볼 수 있다. 천상병의 '귀천' 이 시에서는 삶의 과정을 하늘에서 지상으로 떠난 소풍이라고 말하고 있다. 불행했던 자신의 삶 속에서도 소중한 기억을 더듬으면서 그래도 자신은 아름다운 한 세상을 살았노라고 노래하는 간결한 시 속에서, 시인의 내면 세계와 삶에 대한 달관과 관조의 자세를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