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삶/문학 만들기

김종길의 '성탄제' - 시적 이미지 형상화

앞으로가 2015. 10. 14.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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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작품은 이미지의 사용으로 어떤 효과를 얻고 있는지 살펴보자.



이 작품에서 시인은 현재 자신의 기억 속에 숨어 있던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은 '눈'과 '산수유'의 색체 이미지, 차가움과 뜨거움의 촉각 이미지의 대비를 통해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절대적인 사랑으로 표상된다. 신열에 들떠 고통을 받고 있는 어린 아들을 위해 추운 겨울날 눈 속을 헤치고 붉은 산수유 열매를 따오신 아버지에 대한 감각적인 묘사를 통하여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시인은 지금 '내'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내 혈액 속에" 산수유의 붉은 열매가 녹아 흐르는 까닭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아버지에 대한 시인의 그리움을 생경하게 드러내지 않고 객관화·감각화해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김종길의 '성탄제'


이 시는 아버지로 회상되는 어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형상화하고 있다. 특히 산수유 열매의 구체적인 모습이 '눈'과 대비되어 뚜렷한 시각적 심상으로 제시되었다. 이는 어린 시절 시적 자아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모습을 강렬하게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 지배적 심상


지배적 심상이란 작품과 직결되는 구체적 형상 또는 그 형상에 내포된 관념을 말한다. 지배적 이미지는 작품 전체에서 반복 등장하여 시상의 흐름을 지배하고 시의 주제를 암시적으로 드러내는데, '성탄제'에서는 '붉은 산수유  열매'가 이러한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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