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에는 한국인의 독특한 개성과 풍속, 사상과 감정, 사회적 배경이 깃들어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문학 작품 속에서 독특한 미의식을 형성한다. 한국 문학의 고유한 특질 혹은 민족적 특성으로 이야기하는 '멋', '한', '신명', '해학과 풍자', '한풀이 의식', '자연 친화 의식' 등이 좋은 예이다.
'멋'은 격식에 맞으면서도 격식은 뛰어넘는 변형을 추구하는 미의식이다. 이러한 '멋'은 기계적인 율격의 구속을 거부하는 전통 시가의 리듬 의식에서 잘 나타난다. '한恨'은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면서도 그로 말미암은 슬픔을 승화시키려는 정서로 우리 문학의 중요한 미의식을 이룬다. 고려 가요인 '가시리'나 여성 작가에 의해 창작된 시조와 가사 등에 그러한 한국적 정한이 잘 나타나 있다. 이에 비해서 판소리나 탈춤과 같은 집단적 연행에서는 활달한 정서의 표출이 두드러진다. 소위 '신명'이 좋은 예이다.
'해학과 풍자'는 '신명'을 드러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 민족은 해학과 풍자를 통해서 현실의 고달픔을 이겨 내고, 부정적인 현실을 날카롭게 비판하고자 하였다. 한편 서사 문학이나 극문학에서 보이는 행복한 결말happy ending은 현실 생활의 비극적·억압적인 면들을 이겨 내고자 하는 '한풀이 의식'이 반영된 것이다.
한편, 한국 문학은 전통적으로 '자연 친화 의식'을 보여 주었다. 강호江湖를 노래하였던 조선 시대의 시조나 가사가 좋은 예이다. 이는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삼아 왔던 서구의 의식과는 대조적인 것이며, 한국 문학이 동양 문학의 특질과 그 맥을 같이하고 있었음을 잘 보여 주는 것이다. 물론 '자연 친화 의식'은 현실 도피나 은둔이라고 비판받기도 한다. 하지만 소극적인 현실 인식의 이면에는 자연을 통해 인격을 완성하고 보다 나은 이상향이 실현되기를 기대하는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다.
이와 같은 한국 문학의 고유한 특질은 현대 문학에서도 면면히 살아 있다. 많은 작가들이 근대적인 삶의 질서가 지닌 모순과 병폐를 비판하기 위해 전통적인 미의식과 세계관, 창작 방법을 활ㄹ용하려 애쓴 결과이다. 전통 문화가 위기에 처해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전통적인 문학의 특질들을 현대적·창조적으로 계승·발전시켜, 새로운 문화의 대안으로 삼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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