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예술의 한 양식이므로 문학 활동의 본래적 기능과 목적은 미의 추구에 있다. 하지만 실제의 문학 활동은 지知·정情·의意 세 가지 정신 영역의 종합적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문학의 기능은 인식적·미적·윤리적 기능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문학은 우선 인식적 기능을 지닌다. 작가는 현실을 냉정하게 관찰하여 감추어진 면을 들추어 내거나 세상에 대한 주관적 해석과 판단을 전달한다. 또한 작가는 현실의 부정적 측면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 세계를 제시하기도 한다. 따라서 독자는 작품을 읽은 후, 현실에 대한 작가의 인식과 태도를 통해 현실의 여러 가지 문제들을 새롭게 인식하거나 자신의 불완전한 인식을 재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채만식의 '태평천하'를 읽은 독자라면 일제 강점기의 부조리한 현실과 왜곡된 인간상을 통해 민족의 삶과 역사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문학은 또한 미적 기능을 가진다. 문학은 예술의 한 양식으로, 그 본래 목적은 아름다움의 추구에 있다. 문학은 다양한 문학적 표현 수단과 형상화 방법이나 자유로운 상상력을 통해 심미적 가치를 실현하게 된다.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는 안정된 시 형태와 운율감, 비유적·상징적 언어 사용으로, 읽는 이에게 심미적 쾌감과 정서적 충만감을 느끼게 한다. 이처럼 독자는 문학 작품이 담고 있는 심미성을 매개로 하여 일상 생활에서 쉽게 맛불 수 없는 심미적 체험을 할 수 있다.
다음으로 문학의 윤리적 기능을 알아보자. 독자는 문학 작품을 통해 작가의 성찰과 자기 반성을 접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독자는 자신의 삶과 자신이 속한 사회에 대해서 새롭게 성찰할 수 있다. 윤동주의 '서시'나 '자화상'을 읽으면서 독자는 시인의 영혼이 지닌 순결과 지고한 양심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바람직한 삶의 자세를 정립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독자는 자신의 삶을 이끌어 줄 윤리적 깨달음을 철학이나 역사, 윤리학 등이 아닌 문학 작품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다.
그런데 문학 활동의 과정에서는 이러한 기능들이 종합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어느 한 목적만을 얻기 위한 문학 활동은 가능하지 않다. 또한 문학 작품을 읽는다고 해서 문학의 기능이 저절로 발휘되는 것은 아니다. 독자가 능동적으로 문학 작품을 찾아 읽고, 문학 작품이 담고 있는 표현의 의미를 자신의 삶과 관계지어 이해하려고 할 때, 비로소 문학의 기능이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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