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서정·서사·극·교술 문학이라는 사분법의 갈래 구분은 어떤 기준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일까?
먼저, 문학 작품 속에 드러난 자아와 세계의 관계를 살펴보자.
서정 문학은 외부의 대상 그 자체보다는 자아의 내면 의식 속에 포착된 대상의 주관적인 의미를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동양의 전통 한시에서 인간과 자연이 서로 합일된 체험을 그려 내는 것이 좋은 예이다. 전통 한시에서는 인간 외부의 대상이 사실적·객관적으로 묘사되기보다 그것이 인간에게 미친 정서적 감응의 제시가 중시된다. 즉 서정 문학의 본질은 세계의 자아화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교술 문학에서는 외부의 대상에 관심을 기울인다. 사건이나 사물의 존재방식을 그려 내거나, 그것의 철학적 의미를 성찰하는 것이 바로 교술 문학이다. 오늘날 우리 주변의 수필을 보면, 생활 주변의 소재를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여기에 작가의 철학적 성찰을 담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수필이 교술 문학의 좋은 예이다.
한편, 서사 문학과 극 문학에서는 자아와 세계 사이에 갈등 관계가 성립한다. 예를 들어 '춘향전'은 서사 문학과 극 문학으로 각각 정착디었는데, 두 경우 모두 '춘향'이라는 인물과 봉건 사회의 갈등을 그려 내고 있다. '춘향전'은 이러한 갈등을 극복하고 자신의 소망을 성취하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갈등의 원인이나 전개 과정, 해결 방식은 작품에 따라 다르지만 서사 문학과 극 문학에는항상 갈등이 내재한다.
또한 자아와 세계를 제시하는 방법에 따라 갈래의 특징을 살펴볼 수도 있다. 서정 문학은 시인의 주관화된 감정을 리듬·이미지·상징 등의 심미적 장치를 활용하여 1인칭 화자를 통해 형상화한다. 이와는 반대로 극 문학에서는 작가가 등장 인물의 대사와 행위를 통해 '지금 진행 중인 사건'으로 이야기를 제시한다. 작가가 작품 속에 직접 등장하여 말을 하거나 설명할 수가 없으며, 관객의 눈 앞에서 행동으로 제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극 문학에 비해 서사 문학은 서술자를 통해 '이미 완결된 사건'으로 이야기를 전달한다. 대부분의 소설에서 과거형의 시제가 채택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교술 문학에서는 작가가 직접적으로 사실을 이야기하거나 이에 대한 사색과 성찰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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