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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삶/문학 만들기 49

상징은 관념을 대상 혹은 사물로 구체화하는 표현법

상징은 전달하고자 하는 관념을 대상 혹은 사물로 구체화하는 표현법이다. 그러나 시를 쓰는 사람이 구체화된 사물에 인위적으로 의미를 부여한다고 해서 상징이 저절로 성립되는 것이 아니다. 대체로 상징적 표현이 성립되려면 어떤 사회나 문화의 전통 속에서 오랜 세월 동안 관습적으로 이어져 내려온 문화적 맥락이 작용하거나, 혹은 한 시인이 여러 작품을 통해 반복적으로 개인적 상징 체계를 만들어 내야 한다.이 시에서 '빛'은 시 전편에 반복되어 나타남으로써, 작품 전체의 의미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 즉 '빛'은 시인 자신의 어떤 관념을 내포하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 시의 화자인 '나'는 단순히 '빛을 찾아 모으는 사람'이 아니라 '내일을 열어가는 사람'이다. 따라서 '빛'은 시인이 추구하는 ..

김광균의 '추일서정'의 비유적 표현

이 작품은 이지지즘 계열의 시답게 가을의 애수어린 풍경에서 느끼는 고독감을 시각적 이미지의 독특한 비유를 통해 회화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 시의 1행, 4행, 5행, 6행은 비유적 표현을 하고 있다. 원관념은 '낙엽', '길', '일광', '(기차의) 연기' 이고, 보조 관념은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 '구겨진 넥타이', '폭포', '담배 연기' 이다. 이러한 비유를 통해 이 시에는 하나의 새로운 의미가 탄생한다. 1~3행에 나타나고 있는 낙엽의 무의미성과, 4~7행에 함축되어 있는 허탈과 권태에 빠진 현대인의 무력감이 그것이다. 즉, 이 시는 황량한 가을날 이러저리 방황하는 화자의 모습을 그린 것이다. 이처럼 시인은 '일상의 가을날'에서 새로운 의미와 새로운 이미지를 얻기 위해서 여러 가지 비..

함축성 있게 표현하기

일상의 언어와 달리 시의 언어는 다양한 수사적修辭的 표현을 활용하여 우회적으로 의미를 전달한다. 흔히 우리는 시의 언어를 함축적·다의적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시가 수사적 표현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시에서 사용되는 수사적 표현에는 비유와 상징, 알레고리, 반어irony와 역설paradox 등이 있다. 비유적 표현의 대표적인 예는 직유·은유·환유와 제유·의인擬人과 같이 원관념과 보조 관념 사이에 유사성·동일성·인접성이 성립하는 경우이다. 이러한 표현은 원관념과 보조 관념 사이에 존재하는 유사한 속성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간접화·구체화하고 더 나아가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낸다.

김종길의 '성탄제' - 시적 이미지 형상화

다음 작품은 이미지의 사용으로 어떤 효과를 얻고 있는지 살펴보자. 이 작품에서 시인은 현재 자신의 기억 속에 숨어 있던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고 있다. 그런데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은 '눈'과 '산수유'의 색체 이미지, 차가움과 뜨거움의 촉각 이미지의 대비를 통해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절대적인 사랑으로 표상된다. 신열에 들떠 고통을 받고 있는 어린 아들을 위해 추운 겨울날 눈 속을 헤치고 붉은 산수유 열매를 따오신 아버지에 대한 감각적인 묘사를 통하여 아버지의 뜨거운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시인은 지금 '내'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내 혈액 속에" 산수유의 붉은 열매가 녹아 흐르는 까닭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아버지에 대한 시인의 그리움을 생경하게 드러내지 않고..

이미지를 통한 시의 감각적 속성 표현

이미지란 기억에 의해 마음 속에 재생되는 사물의 감각적 속성이다. 예를 들어, 봄날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의 모습을 떠올려 보자. 실제로 그러한 광경을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눈을 감으면 자신의 기억 저편에서 벚꽃이 지는 날의 봄 풍경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시각적 경험뿐만이 아니다. 비오는 날 어머니가 해 주신 부침개의 맛,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라일락의 향, 초겨울 매서운 바람이 살갖을 뚫고 들어올 때의 느낌, 한적한 바닷가에서 들어 본 갈매기의 울음소리 등의 감각적 경험도 마찬가지다. 시에서 말하는 이미지란 사물의 감각적 속성을 언어로 묘사한 것이다. 그렇다면 시에서 이미지가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이미지를 통해서 시인이 전달하려는 관념이나 정서를 감각화·구체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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