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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삶/문학 만들기 49

자연스러운 시상 전개의 원리 - 모란이 피기까지는

김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 라는 시를 통하여 자연스러운 사상 전개의 원리를 알아보자. 〈모란을 소재로 하여 영원할 수 없는 지상적 아름다움에 대한 기다림과 비애를 노래했다. 산다는 것은 기쁨과 슬픔을 모두 맛보며 주어진 시간을 누리는 일이라는 것을 모란이 피고 지고 또 피는 과정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전개하고 있다.〉 이 시에서 소재로 삼고 있는 '모란'은 여러 가지 꽃 중의 하나이면서 지상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지상의 아름다움은 영원하지 않다. 태어난 것은 죽어야 하며 피어난것은 마침내 떨어져야 한다. 서정적 자아는 모란이 피기까지 봄을 기다리며 소망과 기대감을 가지며 살다가(1~2행), 모란이 지고 나면 슬픔과 좌절감에 빠지고 만다(3~4행). 슬픔과 좌절이 심화되지만..

자연스럽게 시상 전개하기

좋은 시를 창작하기 위해서는 시상의 전개가 자연스러워야 한다. 물론 초현실주의 시와 같이 자유 연상의 원리에 의거하여, 시상의 단절과 비약을 추구하고 전통적인 시 형태를 파괴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유기적有機的인 시상 전개를 충분히 습득한 이후에 해 보는 것이 좋다. 한시漢詩나 우리의 전통 시가에서 널리 발견되는 기승전결起承轉結의 4단 구성 원리는 유기적인 시상 전개의 좋은 보기이다.

김광림의 '산' - 내적인 유사성의 병치

김광림의 '산'에서는 한여름에 들렀던 가야산과 지금 보고 있는 가야산의 이미지가 1연에 겹쳐져 있고, 2연에서도 자유로운 시선의 이동이 나타나 있다. 서로 동떨어진 듯한 사물, 이미지를 나란히 놓아 연상에 의해 결합하도록 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서정적 자아의 시선은 서로 다른 두 곳, 즉 서설 속에서 "비로소 벙그는 매화 봉오리"(1연)와 "면벽한 노승 눈매에 도는 미소"(2연)를 향하고 있다. 서정적 자아의 시선이 향하는 두 대상은 외적으로 보면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하지만 추운 계절을 이겨 내고 꽃을 피워 낸 매화와 같이, 노승 역시 오랜 고행과 수련 끝에 득도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두 대상은 내적인 유사성을 지니고 있다. 즉, 시인은 병치의 수법을 빌어, 모두 오랜 정진 끝에 도달한 깨달음의 기쁨을..

반복과 병치 활용하기 - 시의 구성 원리

시를 창작할 때 반복과 병치를 활용하면 심미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반복과 병치의 원리를 활용하면 상징과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제시하고, 시의 운율을 형성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다음 민요 '달타령'를 예로 들어 보자. 이 노랫말에는 '달아'라는 호격과 '~ 달은 ~하는 달'이란 통사 구문이 반복적으로 활용되었다. 또한 매 월별로 '~ 달'이란 표현이 병치되어 독특한 효과를 얻고 있다.

박남수의 '새' - 시와 산문 형태의 느낌

'새'는 훼손되지 않은 자연과 사물의 꾸밈없는 순수한 상태를 상징하며, 인간의 파괴적 본성을 상징하는 '포수'는 그와 같은 새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무자비하게 파괴한다. 이 시에서는 순수한 생명의 아름다움을 자연과 인간의 대립이라는 간결한 인식 구도 속에서 나타내고 있다. 위 시의 2연의 내용을 산문으로 바꾸었을 때 시적인 표현들이 어떤 식으로 바뀌었는지 살펴보자. 인간은 가식적인 존재이다. 거짓 울음을 통해 사악한 뜻을 이루려 하거나, 교태를 부려 사랑을 가식하려 한다. 이런 점에서 인간은 순수하지 못하다. 이와 달리 새와 같은 자연물들은 가식을 모른다.자연물은 거짓으로 울음을 울거나, 교태를 부려 사랑을 구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참된 뜻을 전달하고 사랑을 표현한다. 이런 점에서 자연물은 인간과 달리 ..

시의 구성 원리에서 간결하게 압축하기

시는 여러 장면을 통하여 이야기를 꾸며 내는 서사 문학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구성 원리를 가지고 있다. 시를 창작할 때에는 군더더기의 설명이나 논증이 필요하지 않으며, 구구절절 이야기를 늘어놓지 않아도 된다. 과감한 생략과 비약, 암시와 함축 등을 통해 시적 경험을 간결하게 제시할 때 공감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즉 사물(대상)의 한 단면을 순간적으로 포착하여 시적 경험을 집중시키고 이를 압축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시의 심미적 효과는 극대화될 수 있다. 다음 작품을 예를 들어 이러한 원리를 확인해 보자. ♣ 이 시는 비록 절제된 언어를 구사하고 있지만, 한 여인의 삶에 대한 애처로운 시선과 섬세한 감정이 사실적으로 드러나 있다. 일제 강점기 농촌의 몰락과 '섶벌' 처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민족의 현실을 잘..

상징 표현의 여러 가지 방법 - 알레고리, 반어, 역설

이와 같이 상징이란 관념을 대상화·객관화하되 그 대상이 자연스럽게 의미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상징적 의미가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암시적이고 다양한 의미를 함축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알레고리allegory(풍유)는 추상적인 개념을 직접 표현하지 않고 다른 구체적인 대상을 이용하여 표현하는 수사법이다. 가령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표현에서 '빼앗긴 들'이란 표현은 '잃어버린 국토'를 의미하며, 이러한 들에도 계절의 순환에 의해 아름다운 계절 '봄'이 온다는 부조화스러운 상황은 일제 강점기 현실의 모순과 절망감을 느끼게 해 준다. 반어irony란 표현하고자 하는 뜻과는 반대로 표현하는 방법이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예로 들어 보자. 시인은 이별의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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