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두 사례에 나타난 돈에 대한 태도를 생각해 보자.
사례 ① :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F. Dostoevskii는 평생 돈 문제에 시달렸다고 한다. 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낭비벽이 심해 부모의 유산을 일찌감치 탕진하였으며 형이 죽자 형의 빚까지 떠안게 되었다. 도박 중독 때문에 빚은 갈수록 늘어났고, 도스토옙스키는 원고료를 받기위해서라도 소설을 쓸 수 밖에 없었다. 궁핍한 생활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그의 작품을 읽어 보면 유난히 돈에 대한 언급이 많다.
“가난한 사람들”은 빈민가에서의 슬픈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죄와 벌”에서 가난한 대학생 라스콜니코프가 고리대금업자 노파를 살해한 제1동기는 바로 돈이다. 그의 마지막 장편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는 핵심 소재인 3000루블에 대한 언급이 소설 전체를 통틀어 191번이나 나오며, 그 외에 돈의 액수가 언급된 것은 300번 정도라고 한다. “죽음의 집의 기록”에서 도스토옙스키는 '돈은 주조된 자유'라고 말했다. 이는 돈이 육체적·심리적 자유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돈의 속박에서 일생을 보냈던 그에게 돈은 자유를 상징하는 단어였을 것이다.
사례 ② : 돈에 인색한 사람을 수전노守錢盧=守錢奴라고 한다. 수전노란 말은 처음 사용한 사람은 한나라의 마원(B.C. 14 ~ A.D. 49)이다 내용인즉 '부자가 귀해지려면 남에게 잘 베풀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수전노와 다를 바 없다.'라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조선 시대 전기의 수필집 “용재총화”에는 조선 시대의 수전노라 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그 사람은 개인적인 성격이 말할 수 없이 고리타분하여 비록 작은 물건이라도 남에게 빌려 주지 않았다. 그는 항상 흥덕사에 머물면서 글을 썼는데 “국조보감”을 엮을 때, 세종은 그의 문장을 존중히 여겨 사찬賜饌을 내리곤 하였다. 여러 재상과 동료도 음식을 보내 주어, 그의 곁에는 늘 음식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는 음식을 여러 방 속에 저장해 두었는데, 날이 오래되어 음식에서 구더기가 생기고 그 냄새가 담 밖에까지 나도, 썩어서 언덕에 갖다 버릴지언정 종과 시종들에게는 하나도 나누어 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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